화재 난 SPC삼립 공장은 스프링클러 설치의무 없었다...“제도 보완 필요”
경기 시흥시 정왕동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불이 시작된 3층이 현행 법령상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식품 공장처럼 화기와 가연성 물질이 동시에 사용되는 시설에는 공정 특성과 위험도를 반영한 보다 강화된 소방 안전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4일 시흥소방서 등에 따르면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는 공장은 6층 이상 건축물일 경우에만 전 층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발생한다. 5층 이하 규모 공장의 경우에는 바닥 면적이 1000㎡를 초과하는 4층 이상의 층에만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의무화 돼 있다.전날 화재가 발생한 시화공장 R동은 4층 규모 건물로, 지하층이 없고, 모든 층에 창이 있는 구조다. 불이난 4층의 바닥 면적은 약 358㎡로, 설치 기준인 1000㎡에 미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법적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다는 설명이다.소방서 관계자는 “현재 발화 시작 지점으로 추정 중인 곳은 3~4층인데, 3층의 경우 1000㎡를 초과하지만, 4층 이하기 때문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4층 바닥 면적도 기준 이하이기 때문에 현행 법령상 설치 대상에서 제외된다”전문가들은 현행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이 건물의 용도와 규모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실제 공정에서 발생하는 화재 위험도나 가연물 밀집도까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특히 식품 공장의 경우, 오븐·가열 설비 등 화기 사용과 함께 포장재, 원재료 등 가연성 물질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 법적 의무 대상이 아니더라도 잠재적 위험도는 결코 낮지 않다는 분석이다.실제 특히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R동 3층은 식빵과 햄버거 번 등을 생산하는 주력 라인으로 확인됐다.김상식 우석대 산업안전소방학과 교수는“현행 소방 관계 법규가 건축물의 면적과 층수 등 물리적 규모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내부 공정에서 발생하는 화재 위험성을 놓치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특히 식품 공장의 경우 오븐과 가열 설비 등 화기 사용과 함께 포장재와 원재료 등 가연성 물질이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적 특성상, 법적 의무 대상이 아니더라도 잠재적 위험도는 결코 낮지 않다는 설명이다.법적 기준은 충족했으나, 스프링클러 미설치로 화재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김 교수는 “식품 공장은 고온 설비와 식용유, 포장재가 혼재돼 있어 일반 공장보다 ‘화재 하중(Fire Load·단위 면적당 가연물 양)’이 높다”며 “이 같은 환경에서는 불이 나면 샌드위치 패널 등을 타고 화염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어, 면적이 작더라도 스프링클러와 같은 초기 진화 설비가 사실상 필수적”이라고 말했다.이어 “이제는 산업시설의 공정 특성, 화재 하중, 작업 밀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위험도 기반(Risk-based)’ 안전 기준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끝으로 김 교수는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서 안전이 충분히 확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식품·제조 공정이 복합된 고위험 산업시설에 대해서는 면적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스프링클러 설치를 유도하거나, 자율 설치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제도적 사각지대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이번 화재는 지난 3일 오후 2시 59분께 시흥시 정왕동 SPC삼립 시화공장 생산동 3층에서 발생해 약 8시간 만인 오후 10시 49분께 완전히 꺼졌다. 이 불로 작업자 3명이 연기를 마셔 경상을 입었으며, 나머지 500여명 근무자는 대피해 추가 인명 피해는 없었다.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632223?sid=102
2026.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