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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게소 군밤 부스 화재, 책임은 누구에게 있었나
최고관리자 2026-03-06

휴게소와 같은 복합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책임은 종종 가장 약한 위치에 있는 개인 영업자에게 집중된다. 특히 휴게소에서 직접 군밤을 구워 판매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상인을 상대로 상당한 규모의 구상금 청구가 제기될 경우, 분쟁 자체가 삶을 뒤흔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최근 휴게소 내 군밤 판매 부스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와 관련해, 법원은 이러한 구조를 면밀히 들여다본 끝에 군밤 판매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판단을 내렸다.


이 판결은 ‘누가 불을 사용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그 위험을 실제로 관리할 수 있었는가’를 기준으로 책임을 가른 사례다.


이 사건 화재는 2021년 9월, 경기도 시흥시 소재 고속도로 휴게소 2층 군밤 판매 부스 상단에서 발생했다. 군밤을 굽는 과정에서 발생한 열기가 배출되는 배기 덕트 주변에서 불이 시작돼 시설 일부에 피해가 발생했다. 휴게소 운영자가 가입한 보험사는 화재로 인한 손해를 보상한 뒤, 군밤 판매자를 상대로 40억 원대의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보험사 측은 군밤 판매자가 화기를 사용하는 영업을 하면서 화재 예방을 위한 관리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겉으로 보면 화기를 사용한 군밤 판매자가 책임의 중심에 놓일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그러나 해당 군밤 판매자는 휴게소 운영 구조상 덕트나 반자 내부와 같은 시설을 직접 관리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 제한된 공간에서 영업을 이어가던 개인 상인이었다.


이 사건을 수행한 법무법인 도시와사람 이승태 대표변호사는, 화재 책임을 단순히 영업 행위와 연결 짓는 접근이 타당한지부터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 사건에 접근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당국의 감정 결과를 분석한 결과, 발화 지점은 군밤구이기 자체라기보다는 휴게소 내부 배기 덕트와 연결된 경계 지점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


문제된 배기 덕트와 반자 내부 공간은 휴게소 운영자의 관리 영역에 속했고, 덕트의 구조와 설치 방식 역시 운영자의 판단에 따라 변경된 사정이 있었다. 군밤 판매자는 해당 시설을 임의로 개조하거나 구조를 변경할 권한이 없었고, 덕트 내부 상태를 상시적으로 점검·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도 있지 않았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화재 발생 자체가 아니라, 그 위험을 사전에 통제할 수 있는 실질적인 관리 권한이 누구에게 있었는지였다.


법원은 민법상 공작물 책임이나 관리 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해당 시설을 실제로 지배·관리할 수 있는 권한과 가능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관리 소홀과 화재 발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구체적으로 입증되지 않는 이상 책임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법원은 보험사의 수십억대 구상금 청구를 전부 기각하고, 군밤 판매자에게 화재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판단은 법리적 의미를 넘어 당사자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판결 이후 군밤 판매자는 “모든 책임을 혼자 떠안게 될까 두려웠다”며, "내 인생에서 이렇게 행복한 날이 있나요"라고 소회를 전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복합 시설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에 있어, 책임을 판단할 때 화기의 사용 여부보다 시설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 권한과 통제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기준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법인 도시와사람은 화재 사건을 비롯해 건설·환경 분야에서 발생하는 각종 책임 분쟁을 다수 수행하며, 사고 원인과 관리 관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사건 수행 경험을 축적해 왔다. 이 사건 역시 복잡한 관리 관계 속에서 개인 영업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법적 부담의 경계를 명확히 한 사례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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